자가격리로 할 일이 마땅치 않아 지난해 겨울에 들렸던 뉴욕 맛집들을 하나 둘 업로드해볼까 한다.
기억을 더듬어서, 그 시작은 뉴욕을 떠나기 전 허겁지겁 먹고 왔던 프린스 피자(Prince Pizza; Price st. pizza) 되시겠다. 뉴요커들은 그냥 프린스 핏자라고하는데 가게 이름은 프린스 스트릿 피자 prince st. pizza로, 정말로 '프린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피자 가게다. 한국어로 하면 강남 대로 피자 정도가 될까?
지난 겨울, 나는 시티의 로어 이스트사이드에서 잠시 체류했었는데 숙소 근처는 맛집으로 가득했었다. 새로 생긴 에섹스 마켓과 더불어 그 유명한 카츠 델리와 루스앤도터스 베이글이 지척에... 그리고 이 유명한 프린스 피자가 두어 블록 거리. 나와 일행은 항상 부른 배를 부여잡고 숙소에 들어오곤 해서, 프린스 피자는 항상 나중에 가자 - 가 되곤 했다. 사실 미루고 미룬 이유 중 하나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대기 줄 때문이기도 했고.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
공항에 새벽 4시쯤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3시에는 출발하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은 프린스 피자로 마무리하기로 결정. 당분간은 맨해튼을 포함, 이스트 코스트에 올 일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전날 쪽잠을 자고 일어나서 짐을 싸곤 프린스 피자로 부랴부랴 향했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티의 모든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은 그 시간. 프린스 피자는 불을 환히 켠 채 성업 중.
나와 일행은 다행히 대기가 짧은 순간 줄을 설 수 있어서, 10여 분 정도 후에 주문할 수 있었다. 피자리아 안은 매우 협소했고, 코로나 때문인지 아니면 긴 대기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테이블과 의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주문하고, 계산하고, 피자를 받아 나가는 시스템. 많은 종류의 피자가 있긴 한데, 프린스 피자 = '페퍼로니'이므로, 우리는 페퍼로니를 주문했다.(페퍼로니가 정말 불호가 아닌 이상은 그냥 페퍼로니를 시키세요!!)
피자는 라운드와 스퀘어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미 프린스 피자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다른 걸 먹어도 오케이지만, 처음이라면 오리지널 스퀘어 라인의 페퍼로니로!!! 페퍼로니!! 페퍼로니입니다!!! 미국 핏자 - 하면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얇은 도우가 특징인 피자들이 유명한데, 프린스 피자에서 유명한 페퍼로니는 스퀘어 쉐입에 도톰한 도우가 특징이다.
피자 슬라이스는 내 기억이 맞으면 개당 $4정도였던 것 같다(작년 기준). 원 달러 피자가 넘치고 넘치는데 구태여 여기에 줄을 서서 이렇게 비싼 피자를 먹어야 하나? 싶겠지만 피자를 받아들면 아 내가 이래서 기다렸구나!라고 생각할 거라고 장담한다. 뭐 피자에 대한 기대가 원래 없는 분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새벽 두시 반에 길에서 피자 먹어 본 사람?
프린스 피자가 유명한 이유는 페퍼로니 피자가 맛있어서 -라는 것도 있지만, 새벽 세시까지 연다는 점 또한 한몫한다. 그러니까, 시티에 놀러 나와서 술 좀 마시고, 놀고, 왁자지껄 걸어 다니다가 열린 피자리아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피자가 또 진짜 존맛인 거지.
부드러운 도우를 한입 베어 물면, 특제 토마토소스와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가 입으로 쏟아져들어온다. 거기에 토스트 된 짭쪼름한 페퍼로니가 와사삭하면서 씹혀 들어오는데, 테두리는 바싹하게 튀겨졌지만 안은 그렇지 않아서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나와 일행은 프린스 피자 맞은편에 주차를 해 놓고 피자를 사려고 대기 중인 사람들을 감상하며 우걱우걱 페퍼로니를 욱여넣었다. 새벽 세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11월이었지만 그렇게 춥지 않았던 새벽.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짭쪼름한 피자 슬라이스를 베어 물며. 아. 세상엔 정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졸린데 맛있어! 뉴욕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이 프린스 피자라서 다행이야! 를 마음속으로 외쳐댔다.
Prince Street Pizza · 27 Prince St A, New York, NY 10012 미국
★★★★★ · 피자 전문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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