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고, 키캡에 까지 발을 담그게 되면 드는 의문이 있다. 왜 GMK 키캡은 비싼 걸까?
ABS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스 세트는 기본이 $120부터 시작한다. 거기에 노벨티나 100% 사이즈 키보드를 위해 넘버키를 구매하게 되면 $200은 각오해야 하지. 그런데 그게 다냐? 이건 돈만 있다고 덜컥 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말이다.
GB, 공동구매(Group buy, 한국에서는 공제라고 하는 듯)에 참여해야 한다. 쉽게 예를 들면 와디즈, 킥스타터의 펀딩과 같은 개념이다. 키캡 디자이너가 시안을 들고 오면 IC(Interest check)가 이뤄지고, 반응이 좋으면 GB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이후 GB 기간 동안 접수된 수량에 따라 소량의 키캡이 제작되고, 퀄리티는 둘째치고 결국은 소량의 키캡을 제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GMK 키캡인 것이다. 그리고 그 희소성 때문에 실물이 제작되고 나면 가격이 1.5배 정도는 오르게 되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이번 생일 선물 중 하나로 GMK 키캡을 받았다! H의 말로는, 인기가 없는지 그나마 적당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검색해보니 이 디자인은 작년 상반기에 GB가 진행되었고, 올해 6월에 배송이 완료된 제품이다.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네..)
Ashes, 노벨티나 세트 데스크매트로 보건대 화산재를 모티브로 한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불이 타고 남은 잿더미의 색상과 비슷한 것 같다. 노벨티까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어쨌건 GMK를 처음 접한다는 사실만으로 선물을 받자마자 정말로 설렜다. 가격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패키징이었지만 뭐 키캡만 있으면 일단 오케이. 키캡을 종이 상자에서 밀어내면,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차가운 느낌의 키캡이 2단 상자에 고이 놓여있다.(사진에서는 조명 때문에 조금 노랗게 표현됐다.)
상단 사진은 마치 90년대 클래식 키보드의 색감처럼 나왔지만, 실제 색감은 하단 사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차가운 회색. 회색 자체만 보면 겨울의 콘크리트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두 색상을 놓고 보면, 'Ashes'라는 이름이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도 들고.
대부분의 베이스 키캡이 다 들어있는 상단 박스 밑에는 기타 크기의 키캡과, 조금 검은색에 가까운 포인트 키캡, 토글이 달려있는 F, J 키 캡도 포함되어 있다. 상단 박스의 F, J 키캡들은 자세히 보면 커브가 들어가 있고.
전체적으로 마감이 깔끔하다. 사출 자국이 조금 보이는 것들도 있지만 하자라고 생각될 정도로 큰 것도, 눈에 크게 띄는 것도 없다. GMK 키캡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재질이 ABS 라는 것으로, 결국 많이 쓰면 반질반질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결국 키캡은 소모품일 뿐이라고 할까). 하지만 일단은 손에 닿는 촉감은 고급 PBT의 그것과 비슷한 것 같다. 키캡의 두께도 이 정도면 두꺼운 편이고.
아직 이 키캡을 끼워줄 키보드를 구상하지 못해서, 일단은 지난번에 빌드한 동숲 키보드에 꽂아주기로 했다. 대충 꽂아주니, 이것도 나름 그럴싸한 듯.
그래도 케이스 자체가 따뜻한 느낌이라서 이 키캡이랑은 조금은 이질감이 든다. 최종적으로 블랙 또는 차가운 느낌의 화이트 바디에 끼워주고 싶어서. 테스트 후 다시 뽑아서 고이 모셔놨다.
요 키캡을 끼워줄 키보드로는 일단은 gmmk pro 블랙을 생각하고 있지만(아직도 구매하지 못했.. ㅜ) 구매에 실패한다면 kbdfans에서 적당한 베어본이나 DIY 키트를 사서 끼울 예정이다.
그래서 GMK 키캡, 결국 어떠냐고?
그 돈 주고 살만한 것 같다 -라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ABS라는 재질은 아쉽지만, 키캡의 전체적인 질이 뛰어나다.
그리고 재질을 뛰어넘을 만큼 독보적인 색감, 희소성. $120의 가치가 있는 키캡이라고 느꼈다.
물론 GB 참여 후 막상 키캡을 받을 때면 가격 따윈 다 잊어버렸을 테지만!
원글 2021.08.23
https://m.blog.naver.com/goyohanbeing/222481499623
[Keycaps] GMK Ashes : GMK 키캡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고, 키캡에 까지 발을 담그게 되면 드는 의문이 있다. 왜 GMK 키캡은 비싼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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