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단상1 The City 사람의 감각은 신기하고도 무섭다. 특정 향이나 특정 맛이 촉발하는 기억이 어마 무시하거든. 작년 여름에 뉴욕에서 돌아온 후 거기서 쓰던 치약을 그대로 썼다가 텔레포트를 한 기분이 들어 욕실에서 멍하니 한참을 서있었다. 거기에는 한국이 아니라 레드훅의 그 컬러풀한 에어비엔비에서 양치를 하고 있던 내가 있었다. 후끈 대던 열기, 매일 같이 탔던 수상택시, 포뮬라 E, 끊임 없이 먹었던 젤라또.. 그 후 두 세달간 치약을 다 쓸 때까지 점점 그 느낌이 무뎌져 갔지만, 아마 내가 그 치약을 가끔, 아껴가며 썼다면 나는 그 해 여름 레드훅의 기억을 그때마다 매번 느끼지 않았을까. 마치 이 핸드크림처럼. 레버런스를 바를 때마다 나는 지난해 겨울 뉴욕으로 돌아간다. 살을 에는 바람, 살짝 물기가 느껴지는 공기, 해 .. 2024. 2. 28. 이전 1 다음